일본 유학을 준비한 지 벌써 1년하고도 반 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일본에 대한 동경만으로만 일본 유학을 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어릴 적, 투나 버스를 시작으로 작은 누나가 보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따라 보던 것을 계기로, 완벽한 오타쿠가 되어버렸다. 오타쿠라고는 해도 집에 피규어 하나 없고, 굿즈에 돈을 쓴 적도 없다. 그렇지만 정서가 형성되는데 있어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몫 단단히 했기 때문에, 나는 어엿한 오타쿠라고 자신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하고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지만, 오타쿠다. 결론은 나는 오타쿠다.
그래서 군대 제대 이후… 아니, 군대를 들어가기도 전부터 일본에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입대를 했다. 가게 되는 이유가 유학이든 워킹홀리데이든 전혀 상관없었다. 그저 일본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그래서 군대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열심히 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알겠지만, 군대 안에서 공부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일과가 바쁜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선임들의 눈치 때문에 힘들었고, 같이 놀자고 유혹하는 동기, 후임들 때문에 힘들었다. 그 중에서 당연 힘들었던 것은, ‘자기합리화’에 버티는 것이었다. “오늘은 열심히 일했으니 하루 정도 쉬워도 괜찮겠지”라던가, “어차피 어리고 시간도 많으니 괜찮겠지”라던가. 이런 “괜찮겠지”가 계속되면 괜찮아지지 않게 된다. 특히 나는 자기합리화에 약한 편이라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상병을 달고 나서, 나는 매일 1시간씩, 많으면 2시간씩 공부했던 것 같다. 물론 주말 하루나 이틀 정도는 푹 쉬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공부하니 제대할 즈음에는 JLPT2급은 따고 나올 수 있었다. 일본어 시험은 5급에서 1급까지 있는데, 1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그 바로 아래 단계인 2급을 따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7-8개월을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취득할 수 있었다.
전역을 하고 나서는 JLPT1급을 취득했다. 아무래도 2급만으로는 내 성에 차지가 않았다. 그래서 독학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반 년 후의 시험에서 1급을 딸 수 있었다. JLPT(일본어능력시험)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한 번 더 다루도록 하겠다.
1급을 취득하고 나는 기세등등해졌다. 그래서 이 기세를 몰아 일본 유학을 본격적으로 준비해보고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내가 전역한 연도는 2019년. 노재팬 운동과 코로나가 연이어 터진 해였다. 아무래도 일본 유학을 가기에는 좋은 해는 아니었다. 물론 억지로 준비하고자 하면 밀어붙일 수는 있었겠지만, 나의 각오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덕심만으로 유학을 결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 결국 내 도전은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끝은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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